작년 12월 동지. 

올해 동지는 애동지라고 팥죽대신 팥시루떡을 먹는 날이라고 해서 찾아간 떡집에 눈깔사탕 만한 동글동글한 초콜릿 색 떡이 있었는데 그 떡 이름이 ‘두바이 떡’이었다.

재작년이었던가 한참 유행했던 ‘두바이초콜릿’을 백화점에서 2만원씩이나 주고 사먹어 보았기에 그 맛이 충분히 짐작되어 ‘두바이 떡’에서 눈길을 돌리고 ‘팥시루떡’만 사들고 나왔다.

그 이후로 유튜브나 SNS에서는 입술에 초콜릿파우더를 잔뜩 묻히고 오물오물거리는 이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두쫀쿠’의 광풍이 불어왔다.

대체 ‘두쫀쿠’가 뭐길래?



두쫀쿠란 무엇인가?

두바이 쫀득 쿠키의 줄임말인 ‘두쫀쿠’의 고향은 경기도 김포의 ‘몬트쿠키’라는 곳이다.
초콜릿처럼 두바이에서 온 디저트인줄 알았더니 두바이에는 없는 한국의 디저트이다.

두쫀쿠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각종 SNS와 유튜브를 통해 유명 아이돌이나 인플루언서들의 인증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해외까지 판매가 되기 시작했고, 두바이까지 상륙했다고 하니 k-디저트가 탄생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심지어 디저트와 상관없는 중국집, 국밥집 등에서도 제작해 판매가 되고 있고, 속재료인 피스타치오의 공급부족사태가 벌어지면서 흥국에프엔비는 이른바 ‘두쫀쿠 테마주’가 되어 상한가를 치기도 했으니 정말 대단한 녀석임에는 틀림이 없다.
(실제로 피스타치오 원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식자재 업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보니 두쫀쿠는 단지 디저트라고만 여기면 안될것 처럼 느껴진다.



두쫀쿠가 주는 만족감의 정체

장기화 된 경기침체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어버렸다.
비정규직인 나는 현재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불안을 심각하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일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체감하는 불안이다.(3개월째 백수…)

이런 고물가・경기불황속에 적은비용으로 확실한 만족을 추구하는 ‘소확행’ 소비가 높아진다고 한다.
고가의 내구재보다 립스틱 같은 작은 사치품에 투자하는 이른바 ‘립스틱효과’인 것이다.
‘두쫀쿠’의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적게는 4천원에서 비싸게는 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제품이 인기가 많다보니 재료의 가격이 올라가고, 재료의 가격이 올라가면 제품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밥 한끼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싼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찾는데에는 Ditto(디토)라는 소비트렌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의 인증샷을 보면 나도 경험해 보고 싶지 않을까? 그게 많은 시간이나 높은 가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경험이라면 더더욱.

유행에 뒤쳐지지 않고 있다는 안도감까지 챙기면서 말이다.

두쫀쿠 구매를 위해 길게 늘어선 줄
@ 두쫀쿠 구매를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 [출처] 연합뉴스



두쫀쿠의 긍정과 부정

‘두쫀쿠’를 개발한 업체에서는 재료와 레시피를 공개해 누구나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했다.
그 덕분에 어느 자영업자는 기존 대비 매출이 800%가까이 올랐다고 하니 자영업자들에게는 불황 속 숨통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전의 ‘대만카스테라’나 ‘탕후루’같이 전문점이 아니기 때문에 유행이 지나도 폐업할 우려가 적다는 것도 ‘두쫀쿠’의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식음료 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곳에서 판매를 하는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어 위생문제가 불거지기도 하고, ‘두쫀쿠’를 만들지는 않지만 중복되는 재료를 사용하는 업장에서는 원재료값만 올라간 것이 되어 본의 아니게 피해 아닌 피해를 입게 되기도 하는 등 부정적인 면 또한 없지 않다.

또한, ‘두쫀쿠’의 재료중에는 고칼로리, 고당류가 들어가 밥 한공기에 달하는 칼로리를 자랑한다고 하니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즐겨야겠다.


금새 시들어질 유행에 휘둘리지 않겠다

‘허니버터칩’ 대란이 일어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벌써 십년 전 일이다.
운이 좋게도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던 친구가 있어서 ‘허니버터칩’과 그 유사품들을 하나씩 챙겨주어서 먹어볼 수 있었는데, 너무 기대했었던 탓일까 생각보다 감동적이진 않았었다.
‘먹태깡’도 그러했고, ‘탕후루’, ‘요아정’도 그러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어서 일까?
아니면 내가 올드해서 일까?
주위에 불호인 경험자는 없었지만 어리거나 젊은친구들 외에는 다들 ‘그냥 그렇다’ 라는 평이라 딱히 찾아 사먹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나는 지금 백수인 상태라 한입에 몇 천원 하는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기도 하고, 먹어봤자 내가 아는 그 맛일거 같고, 금새 시들시들해질 반짝유행에 말려들지 않겠다 라는 소신으로 버티고 있다.

유행종결자(?) 트민남 전현무가 ‘두쫀쿠’ 만들어먹는 방송이 나온다면 금방 유행이 사그러들지도…? 



다들 ‘두쫀쿠’ 먹어봤어요?

그거 알아요? 

이제 ‘이쫀쿠(이탈리아 쫀득 쿠기)’가 유행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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