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도 분명 트렌드가 있다.
골프가 그러했고, 테니스가 그러했다.
한창 골프가 유행일때는 거리에서 스윙연습하는 사람들이 자주 목격되었는데, 지금은 다들 어디가셨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바로 러닝이다.
러닝 인구 천만시대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요즘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달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때는 운동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보이던 러닝이 이제는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눈이 쌓인 겨울밤에도 혼자서, 혹은 둘씩 짝을지어 뾰족하고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사람들을 마주치게 된다.
[출처] 필자제공
러닝 인구의 증가, 언제부터 일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마라톤 신청하기도 힘들어“
오래전부터 러닝을 시작했고 (지방)시청소속 마라토너로도 활동하고 있는 친구의 말이었다.마라톤이 끝난 친구를 픽업하러 갔다가 그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걸 직접 목격했다.
참가자 수 자체도 많았지만, 특히 20~30대 참가자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그렇다면 러닝 인구는 언제부터 이렇게 늘기 시작했을까?
코로나 이후 실내운동에 대한 피로감이 아주 결정적인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러닝 인구가 늘어난 시점은 코로나팬데믹(2020년전후) 이후급증한 것으로 정리되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년‘국민생활체육조사’ 기준최근1년간‘달리기’ 참여경험이0.5%→6.8%로크게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실내 운동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야외로 나왔고, 여럿이 모여야 하는 집단운동 대신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러닝을 선택하게 되었다.
예능과 SNS가 만든 러닝의 대중화
이와 더불어 예능에서의 역할도 한 몫 했다.
션이 이끄는 러닝 크루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기안84의 마라톤 도전과정을 담은 예능, 혼자 달리는 러닝을 일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까지 나타나면서 골프가 장악했던 예능이 이제는 달리기로 바통터치되었다.
[출처] MBC
이처럼 러닝이 예능의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는 점은 달리기가 이미 대중적인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SNS에서는 러닝 기록 캡처, 코스 사진, 완주 인증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루틴에서도 러닝이 빠지지 않고 있어 대중들에게 최고의 다이어트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두아이를 출산한 나의 친구도 출렁이던 뱃살과 팔뚝살이 러닝을 하고나서 소멸되었으니 군살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건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마라톤에서 ‘런트립‘으로 이어지는 스포츠문화
러닝 인구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마라톤으로 이어졌다.
한 예능프로를 보고 전세계에 이렇게나 다양한 마라톤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러닝 열풍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심지어 도쿄·보스턴·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을 묶은 세계 6대 마라톤도 2025년부터 시드니가 포함되어 세계 7대 마라톤으로 운영이 된다고 한다.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해야 받을 수 있는 메달 ‘식스 스타’(Six Star) [출처] 애보트 월드 마라톤 메이저스’(WMM) 홈페이지
이런 국제마라톤에 관심을 갖다보니 달리기(Run)와 여행(Trip)을 결합한 ‘런트립‘이라는 새로운 여행문화가 탄생했는데, 팬데믹 시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혼자 달리는 개인 러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기록과 완주를 목표로 한 마라톤으로 바뀌면서 즐기며 달리자는 흐름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닝은 이제 스포츠를 넘어 문화가 되어 가고 있다.
여행에 대한 흥미가 예전보다 시들해진 나에겐 너무나도 건강하고 매력적인 여행문화라고 생각되어 동참하고 싶어진다.
러닝이 만든 경제적 변화
러닝은 대체로 경제적인 운동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
발편한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지 달릴 수 있으니 말이다.
[출처] 젝시믹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달릴 때도 폼생폼사. 패션을 포기할 수 없다.
헤어밴드부터 시작해서 양말까지 달릴 때도 예쁘고 개성있길 원하는 MZ세대를 필두로 러닝룩의 인기가 올라갔고 물건너온 값비싼 해외브랜드가 입점하자마자 오픈런을 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러닝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면서 스포츠/애슬레저 시장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러닝 붐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한다.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지역에는 대회 참가자와 동반인들이 숙박, 교통, 외식, 관광에 돈을 지불함으로써 지역 소득이 창출된다.
걷기 VS 뛰기, 당신의 선택은?
나는 개인적으로 걷는것을 무척 좋아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무조건 산책을 하고(식사 후 5분만 걸어도 혈당관리에 좋다고 한다), 퇴근을 할 때에도 가능하면 많이 걸으려고 노력한다.
미처 놓쳤던 풍경을 즐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것이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걷는것은 다이어트에도 역시 도움이 됐다.
실제로 나는 점심식사후 30분이상의 산책과 3,40분의 도보퇴근으로 다른 운동이나 식단관리없이 4kg정도 감량되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단기간은 아니었지만 꽤나 기분좋은 성과이지 않은가?
늘 입던 바지가 헐렁해졌을때의 그 기분은 맛본자만 알 것이다.
친구따라 러닝도 해보려고 시도해봤지만 숨이 차는게 굉장히 힘들고 괴로워서 금방 포기하게 되었다.
러닝하면 빠르게만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걷기보다 조금 빠른 속도에 대화가 가능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슬로우 러닝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러닝의 단점이라면 무릎이나 발목같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체력이 금방 소진된다는 것인데 그런 단점을 보완해주는 러닝방법인 것이다.
러닝 열풍에 동참하고 싶지만 망설여진다면 걷기에서 시작해 슬로우 러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전문가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한다.
또한 달리기를 포함하여 유산소 운동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걷기든 달리기든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육체적 건강과 더불어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만, 열풍이 커질수록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들도 생겨나는데 서로를 배려하는 러닝 문화가 함께 자리 잡는다면 이 러닝 열풍은 더 오래 지속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우리도 이제 나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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